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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emolle
작성일 2003-08-13 (수) 18:34
ㆍ조회: 14458   
콩이야 팥이야


콩이야 팥이야


무척이나 오랜만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새삼스러운... 이렇게 숨쉬며 또닥거리고 있습니다.

요즈음 한주간의 화두는 콩입니다. 비보통인 콩, 콩...
동글동글 동글납작, 초록색 노랑색 자주색 흰색 검은색, 콩, 콩, 콩...
콩의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콩, 팥, 녹두, 강낭콩, 피강낭콩, 완두, 동부, 땅콩...
새팥, 여우팥, 돌콩, 서리태, 서목태, 청태... 콩들, 콩들...
밭이나 논둑에 심겨져 위로 크는 것, 덩굴성으로 감아 올라가는 것들, 콩 콩 콩들...
콩을 쏟은 것만큼이나 대책 없이 많은 이름들입니다.




콩이파리가 무성하여 보이지 않는 땅은 개구리의 편안한 쉼터입니다.
이처럼 파란 콩밭을 보면... 닭이나 개나 돼지의 먹이로 최고인
개구리들을 한마리 한마리 쏙쏙 뽑아내던 기억이 되살아 옵니다.

낚싯대라야 끝이 뭉퉁한 약간의 탄력이면 그만인 적당한 길이의 대나무에
그 길이와 비슷한 육합사 줄을 달고, 낚시바늘 없는 낚시를 합니다.
하지만 개구리는 다리를 늘어뜨린채로 쏘옥쏘옥 잘도 나오지요...

미끼는 개구리 뒷다리, 그 것을 줄 끝에 매달아 콩밭에 넣고 들었다 놨다를 거듭하면
콩밮은 개구리 튀는 소리로 콩튀는 소리가 납니다. 툭 투둑, 투두둑...
개중에 잽싼 녀석이 튀어 올라 미끼를 물면...
가볍게 들어 올려 망 속에 또박또박 담기만 하면 되지요.
그러나 개구리 낚시는 물때를 맞추어야 합니다.
해가지고 어스름이 몰려올... 그 무렵 개구리 한 망태기 채우는 것은
바로 손놀림에 달려 있었지요.  

요즈음 콩밭 밑을 들여다 보니... 이렇게 예쁜 콩꽃들이 한창입니다.
개구리는 아마도 70년대에 다 잡은 모양인듯... 오간데 없고.



아 아씨는 어쩐지 무척이나 수줍음을 타는 모양입니다.
그래가지고 벌나비를 부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군요. 콩이 되어야 할텐데...




이 아씨는 제법 되바라진 테가 있군요. 선배 후배의 서열이 눈에 띄고
맨 위의 아씨는 화색이... 좋지요. 눈달린 벌이라면 맞선없이 청혼할 만한 하죠.




이 아씨는 아주 급해 보입니다. 쌍둥이일까?
벌 한마라도 날이들면 바로 움켜 쥘터이지요.
왼쪽 아씨가 빠를까요, 오른쪽 아씨가 빠를까요?
촉촉히 젖은 예쁜 이 아씨들에게는 아마도 쌍둥이 벌이 날아들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동부입니다. 아무래도 아씨라 부를 수 없을 것 같네요.
이 넘, 힘꾀나 쓰게 보입니다. 하지만 연한 자주빛의 꾸밈새는 아무래도 아씨.
완두 아씨가 벌을 만나면 아들을 낳습지요. 이렇게 힘찬 아들, 하하하...




이 녀석은 아마도 오늘이 장가가는 날인가 봅니다.
나비 넥타이를 유행에 걸맞게 메고 두 팔을 들어 신부를 가다리는 모습.
뒷쪽의 동생 녀석도 형수를 반기는 모습이군요...




동부 총각에게 시집가는 아씰까요?
붉은강낭콩인 이 아씨는 아무래도 서양쪽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콩 중에서도 이파리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거든요.
요즈음은 동네 처자보다도 물밖 처자가 인기래죠...
재조 없는 찍사가 얼굴을 제대로 잡질 못했답니다.




이 아씨의 얼굴은 어떻습니까?
뜯어보고 열고보고 또 다듬어 보아도
형상이 기억이 안되는 재밌는 모습의 이 아씨는 여우팥.
여우는 얼굴이 여우가 아니라 가슴이 여우래요.




귀엽지 않습니까? 줄기와 잎턱 사이에 요리조리 붙이 있는 이들의 이름은 돌콩.
눈을 가져다 대지 않으면 쉽사리 눈에 들오잖은 작은 모습을 빗댄건지
아니면, 척박한 돌밭에도 잘자라서인지는 모르되... 돌콩이란 아씹니다.




이 아씨의 이름은 새팥. 새와 여우는 친하다는데...
여우팥과 새팥은 정말 친하지요.
오랜 친구는 서로 닮기에 얼굴이 닮은 이 두친구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죠.
부모가 쌍둥이를 구별하듯, 사링으로 보면 구별되는 새팥과 여우팥...
누가 빨리 기어 오르나, 왼돌이 덩굴성 아씨랍니다.




이 아씨도 만만찮아 보입니다. 이파라의 모양도 모양이려니와
벌을 불러들이는 시기도 다른 콩들과는 차이가 있지요.
반질반질한 이파리에 큼지막한 하얀 얼굴의 이 아씨는 완두.
위로 향한 이파리 가운데를 타고 오르는 초록 빛이 서슬같아 보이는 건
보는이가 지은 죄가 많아서 겠지요...
하지만 이 아씨는 땅에서 엎드려 보지 않으면 얼굴을 볼 수 없는
아주아주 수줍은 아씨란 걸 알면, 더 많은 애정이 아깝잖습니다.




다시 콩밭으로...
공들이 실망초와 개망초를 감아 오르고
강아지풀도 콩잎 속에서, 내밀 꼬리를 키워갑니다.

콩, 콩, 콩들...
콩밭으로 눈을 돌리면 참으로 재밌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콩밭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향기와 비린내와 또...
구린내도 함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해? 말어????)
낚시, 개구리 낚시가 아니라 붕어 낚시를 즐기던 무렵,
밤샘 낚시를 곧잘하곤 했었는데... 그랬더랬습니다.
밤이 밤을 새우고 잠이 들 무렵
그 시간대에는 낚시의 찌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에 꾼들은 라면을 끓여 먹거나 커피를 타서 마시는데
밤새 들이마신 담배연기와 이것들이 합쳐지면
뱃속은 뭔가 산기아닌 산기로 꿈틀거립니다.

이 때쯤 휴지를 주섬주섬 챙겨 기지개를 펴고 일어서면
아... 콩밭, 그 콩밭이 참으로 아늑하게 반겨주더라는... 야그.




또... 콩, 지긋지긋한 콩...
콩에 눈만 주지 말고 이번에는 귀도 줘보자, 콩깐다는 것만 빼고.

콩 한쪽이라도 나누어 먹는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는다.

볶은 콩에서 싹이 날까.
비둘기는 콩 밭에만 마음이 있다.
나이 많은 말이 콩 싫다고 할까?

남의 밥 속에 든 콩이 더 굵어 보인다.
네 콩이 크니 내 콩이 크니 한다.
콩 볶아 먹다가 가마솥 터뜨린다.

빌어먹는 놈이 콩밥을 싫다 할까?
가뭄에 콩 나듯.
개가 콩엿 사 먹고 버드나무에 올라가겠다.

콩 나와라 팥 나와라 한다.
콩 심어라, 팥 심어라 한다.
콩 닷말 팥 닷말.

콩멍석이 되었다.
콩마당에 넘어졌다.
콩밭에 가서 두부 찾는다.

콩밭에 서슬 치겠다.
콩을 팥이라 해도 곧이 듣는다.
콩죽은 내가 먹고, 배는 남이 앓는다.

콩 칠팔 새 삼륙한다.
콩 팔러 갔다.
콩이야 팥이야 한다.

간이 콩알만해 졌다.
가마 속의 콩도 삶아야 먹는다
콩 볶아 먹을 집안

콩나물 시루 같다.
콩나물에 낫걸이
늙은 말이 콩 마다할까

콩팔 칠팔 한다.

공팔칠팔 콩팔칠팔, 정말이지 콩팔칠팔했군요.




???    
이름아이콘 cho 왈(曰)
2011-05-09 13:29
논두렁에  콩이 심어져 있는 모습은 근래에 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느른 들(논)이 있어  외가리 앉아 고동의 움직임을 보는 모습과  제비라는 집짓기꾼의 날개 짓을 어제 본께,. 내 주변에서 벗어난  장소의 경험들이 많이 필요 하겠더라구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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