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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슬프고 따뜻한 글이니 읽어보라고 빌려준다는 책! 읽고 있는 페이지 사진을 찍어서 아름답다는 표현을 하면 그걸 확대하면서 읽어보고,, 나중엔 매 순간 기적이지 라고 하면서 이 책 기다리지 말고 주문해서 읽어보라는..(헉!) - 이 책은 안기다리는데 너는 언제 책 나오니?? 너 책은 기다리고 있어~~ - 그러다가 라딘이에게 주문.  안개꽃..... 그러던 어느 날, 싸늘한 날씨의 졸업식.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 번만 엄마가 졸업식에 오면 어떨까. 같이 사진을 찍고 손을 쥐고 꽃다발을 안 채 교문 밖으로 나가는 건 어떤 기분일까. 졸업식 행사가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여자가 복도를 걸어왔다. 사람들이 흘끗대며 여자를 봤는데 여자가 들고 있는 게 좀 이상해서였다. 오로지 안개꽃, 안개꽃, 안개꽃, 안개꽃뿐인 꽃다발. 여자의 꽃다발엔 안개꽃만 있었다. 아주 희고 작은 꽃으로 가득한 다발. 여자는 그걸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백색, 차분한 마음, 내 둥근 눈동자, 평생 꽃다발을 받아본 적 없던 아이의 심장. 여자는 안개를 내 손에 건네주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오늘 이 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중에서 네가 가장 많은 수의 꽃송이를 받길 바랐어. 한번은 이런 걸 나도 너에게 해 주고 싶어서, 그래서 이렇게 안개꽃만 한가득 담아," 눈앞이 안개낀 듯 뿌예졌고 나는 꽃송이와 꽃송이 속에 파묻혀 버렸다. 볼과 눈썹에 안개꽃이 빼곡히 닿았다. 그날 우리는 사진기를 깜빡해 버렸다. 그 대신 넓은 운동장 앞에서 해진 코트를 입고 오래 끌어 안았다. 사랑을 졸업할 수 있을 때까지. 소주사물의 끝의 끝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ㆍㆍㆍㆍㆍㆍㆍㆍ 그러니까 한번은 공기가 될 뻔했었던 증기였던 쌀의 꿈. 곡물의 막바지. 투명한 증류식 소주는 그렇게 빚는다. 그러니까 마시면 목이 불타버리지. 심장이 뛰고 코끝에는 불이 켜지지. 증류란 건 그런거지. 간절한 일이지. 허공에 뜨려는 귀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아 한 방울 한방울씩 모아내는 것. 그러니까 마시면 제정신일 수 없지. 백수광부처럼 투명한 강을 건너고 싶지. 마시면 자꾸 말과 정신이 흩어져 버리지. 훨훨 날아 죽은 사람들을 만나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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