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독백
- 윤기순


꽃이고 싶었어
같이 숨 쉬는 시간 만큼
네 곁에 머물러 존재 하고 있다는 거
확인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꽃이고 싶었어.

넌 흙이되고 네가 없인
존재할 수 없는
꽃으로 피어나고 싶었어.

비가 오는 어느 봄날
흠뻑 젖은 네 품에 단잠을 자고
더운 어느 여름날 고운 들녘에
화사한 꽃 무덤이 되고도 싶었어.

햇살에 익어가는
만물의 풍요로움을 보면서
날아도 보았지.

하얗게 뿌려지는 결실 뒤에
모든걸 떨구고 가야할 자신을 알기에
바스러져가는 잎사귀와 꽃대 속에
모둔 마음만 가지고 떠나 가려해.

이제 잠이들 너의 들녘은
붉게 충혈 된 노을빛에
눈시울 적실지라도
알알이 영근 곡식 처럼
풍요로운 추억이 되어지겠지.

비록 떠나 갈 지라도
기약할  또 다른 시절이 있음으로
섬득이는 북풍 한설 인내하고
너른 대지 위 다시 필 것을
염원하여 네 곁에 지려니.
 
 

<국악명상-청솔의 한, 나레이션-김동현>

독백은 독백으로 족할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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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http://poemmusic.net/nangsong/read.cgi?board=nkbh&y_number=31&nnew=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