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의 물리학 - 달걀모양은 왜 비뚤어진 타원형일까

계란을 손에 쥐고 아무리 힘을 줘도 깨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래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계란의 꼅질을 좀 두껍게 그렸지만 그 원리는
껍질조직이 안으로 밀리지 않는 구조라는 점이다.
또한 안쪽에는 난각막이라고 하는 질간 막으로 둘러 쌓여 있다.

 
 
무지개 모양(홍예, 아치형) 다리로서 조형적 미가 뛰어난 선암사의 승선교이다.
조셩연대는 정확치 않지만 임진왜란 직후로 알려지고 있으니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그 견고함에는 전혀 손상이 없어 보인다. 
달갈을 보고 본딴 것은 아니겠지만 쉽게 깨지지 않는 달걀을 보면...
같은 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 http://blogfiles12.naver.net/data19/2006/10/16/59/IMG_0545_1-ds3cnj.jpg

병아리는 알을 깨고 나오는데 그 힘이 얼마나 센 걸까

갓 깨난 병아리의 윗부리 끝에 하얗게 돌기처럼 생긴 게 있다.
파각치(破殼齒:Egg tooth)라는 것이다.
병아리는 알 속에서 이 파각치를 이용하여 알 껍질을 깨고 나오는데
10-20시간을 열심히 깨뜨려야 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이때 부리의 힘은 4,500dyn/cm² 인데 그 힘이 얼마나 센 걸까?
1다인(dyn)은 1g의 물체를 1초 동안 1cm 옮길 수 있는 힘이다.
1g의 물체를 1초 동안 4.5m 날리는 힘이니 가히 대단하다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위의 그림에서처럼 알 안에서 바깥쪽으로
밀어내므로 그나마 힘을 덜 수 있는 것이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면 이내 곤한 잠에 빠지는 것은
천하장사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왜 구(공모양)가 아니고 정타원도 아니고 비뚤어진 타원형일까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아고 경제적인 모양은 원이고 구(球)이다.
원은 가장 작은 재료로 가장 넓은 면적을 확보 할 수 있고
외부의 충격에도 가장 견고히 견딜 수 있다.
물방울이 동그란 것은 가장 큰 응집력으로 버티기 위한 것이고
고슴도치가 공모양으로 움츠리는 이유는
공격자에게 피해 받을 수 있는 표면적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이다.

안전을 위한 최적구조
달걀은 공모양도 아니고 정타원형도 아니다.
달걀이 비뚤어진 타원형을 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안전을 위한 최적의 구조를 갖춘 모양이기 때문이다.

나르는 새들이 알을 낳아 품을만한 장소로 평탄지는 없다.
많은 포식자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공모양이 최적이었겠지만
공모양을 한 알들은 경사면을 타고 굴러가 버릴 것이다.
정타원형은 어떨까?
이것은 가장 비합리적인 모양이다.
구르기는 마찬가지고 충격에는 공모양보다 약하기 때문.

달갈의 원운동
달걀을 방바닥에 놓고 굴려보자.
직선방향으로 굴러가지 않고 일정한 방향으로 돈다.
그것은 달걀의 모습이 비뚤어진 타원형이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달걀이 직선방향으로 구를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달걀의 무게중심과 운동중심점이 다르기 때문에
구를 경우에는 기울어진 운동축 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돌게 되고
계속 구를 경우에는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비뚤어진 타원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실이라고 하는 공기주머니가 뾰족한 쪽이 아닌 둥근 쪽에 있다는 것도
운동축을 더 기울게 하기 위한 구조이다.
운동축이 기울면 기울수록 운동반경이 줄어 달걀이 굴러도 더 가까이 있게 되는 것이다.

달걀의 버티기
달걀이 굴러 원운동 후 제자리로 돌아 올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호조건의 알품는 자리는 없다.
경사를 타고 굴러버리면 멀리 가는 것도 문제겠지만
부리를 사용하여 둥우리까지 날라오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버틸 수 있다면 버터야 한다.

마찰력이 아주 작은 유리를 써서 실험해 봤다.
달걀은 어느정도 경사면까지 버티고 있을까?
(정밀한 시험장치가 아니라 오차가 있겠지만)
경사면 12도에서는
둥근모양 또는 길쭉한 모양 어느 달걀도 버텨냈다.

경사각을 그 이상으로 올려 봤더니
달걀은 구르는 게 아니라 유리면에 미끄러져 내려갔다.

버틸 수 있는 최적 구조가 바로 비뚤어진 타원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