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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8-09 (목) 16:45
ㆍ조회: 4,575  
할머니와 재래닭

 
병아리 한 마리가 날개를 이기지 못하고 쳐진 모습으로 한켠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신 어머니께서는
"병아리가 우장 쓰고 있으면 안되는 것인디..."
하시며 움켜 안고 나오십니다.
우장 (雨裝)
[명사]비를 맞지 아니하기 위해서 차려 입음. 또는 그런 복장.
우산, 도롱이, 갈삿갓 따위를 이른다.
우장을 갖추다
우장을 쓰다
우장을 벗다
예전에, 우천 시에는 삿갓을 쓰고 비옷으로 띠나 나락, 짚, 풀 재료로 엮은
우장인 도롱이를 입고 나막신을 신었다.

 
[속담] 병아리 우장 쓰다
격에 맞지 아니한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아하, 저런 모습을 우장쓴다 하시는구나... 하고 찾아보니
'우장'의 뜻은 일응 통하되, '병아리 우장 쓴다'는 속담이 있고 보면??
 
우장을 벗던 쓰던, 아무튼 그 병아리는
할머니의 무딘 손끝에 안겨 매실액을 먹고, 물도 먹고...
한 잠을 자고 일어나더니 제 부리로 스스로 모이도 쪼았습니다.
 
경험에 의하면 병아리는
물을 먹일 수는 있으되 모이는 억지로 먹이지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사람이 병원에서 링겔주사를 맞는 것처럼
물에 영양소를 타 줘야 합니다.
포도당 대용으로 매실액을 주곤 했는데 여러마리가 효험을 봤으니...
또한 병아리는 제 스스로 모이를 쪼아 먹지 못하면 살기 어렵다는 것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으니
이 병아리는 필시 건강을 되찾을 게 분명했습니다.
 
하루쯤을 힘없이 졸다깨다를 계속하지만 사람의 체온을 찾습니다.
손이고 발이고 무릎까지 올라와 잡니다.
"지가 살라고 사람을 따리는 것이여..."
 
이틀째부터는 조는 시간이 줄었고
파리채로 잡아주시는 파리를 마치 제라서 잡은 것처럼
펄떡 뛰어올라 잽싸게 쪼아 먹습니다.
배설물도 단단하고 희뿌옇게 제 색을 내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손을 제 집처럼 여기나 했더니
할머니의 방안 까지 드나듭니다.
 
할머니가 들깨잎을 솎아와 다듬고 계시는데
병아리는 또 손으로 올라와 응석을 부리니 안 안아줄 수도 없군요.
일주일째 한식구처럼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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