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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8-11 (토) 10:42
ㆍ조회: 4,279  
왈, 우장 쓴 병아리

 
아침 햇발이 오랜만에 맑습니다.
하얀 구름은 파아란 하늘 거울에 비쳐 눈이 부십니다.
이런 날은 그저 후울쩍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데...
닭집에 들러 여기저기 살피니 눈에 들오는 녀석이 있습니다.
왈, 우장 쓴 병아리입니다.

 

 
아침에 발견된 우장 쓴 녀석(앞쪽)을 데려오면서 밥통을 먼져보니 잡히는 게 없습니다.
아마도 뭘 도통 먹지 못한 것인데, 이유인 즉슨 먹기 어려울 정도로 어딘가 아프다는 것,
제가 아는 정도는 그 뿐입니다.
모이를 줬더니 우정을 먼저 쓴 녀석(왼쪽)과
장맛비에 흙탕물을 뒤집어 쓴 녀석(뒤쪽)들도 와서 모이를 쫗습니다.
 
데려오고 보니 날개가 더 많이 쳐져 있네요.
조류는 날개가 곧 생명인데 그 날개를 이기지 못한다면
사람의 병에 비하면 불치의 암에 걸린 것 정도로 아프다고 봐야겠지요.
 
 

 
오손도손 모이를 쪼는가 했더니
새로 온 녀석을 알아 본 모양입니다.
푸드득~!!! 싸움이 한 판 벌어집니다. 닭들의 텃세입니다.
새로온 녀석도 여기서 지면 아니됩니다.
서열이 뚜렷한 세상에서 편히 살려면 우두머리쪽에 가까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까는 이기지도 못했던 날개를 펴 보이며 몸집 과장을 해 보지만
이미 세는 결정 난듯합니다.
먼저 우장을 쓰고 회복된 녀석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십시오.
"ㅇㅣㅉㅏㅅㅑㄱㅏㄲㅏㅂㄱㅇㅣㄴㅔ"
                               ㅜㅗ  ㅆ    ㅇ
                               ㄹ
 

 
그들의 세 보여주기는 여전히 계속됩니다.
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목덜미 부분을 쪼아대고...
 

 

 
완전히 주눅이 든 걸 확인 한 후에야 좀 누그러집니다.
 
우장을 쓰긴 마찬가진데 먼저 회복이 되었다고
지금 피곤한 녀석을 왜 그리 못살게 구는 건
어쩔 수 없는 그들의 세계일 것입니다.
 
강한 자가 약한자에게 힘으로 세를 과시하는 것,
주인은 그래도 그것이 미워보이지 않습니다.
약하건 강하건 싸우고 다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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