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 삼계탕을 알아?

일전에 삼씨를 좀 구했습니다.
삼씨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인삼묘(苗)입니다.
삼씨를 1년 또는 1년 반 정도 키운 묘인데
제법 인삼의 모양새를 지니고 있으면서
순 돋을 자리가 볼록하게 나와 있습니다.
 
남들은 장뇌 운운하지만 거기까진 생각지도 않았고
얼마의 시간이 흐르면 나도 심은 자리를 모를테지만 여기저기 꽂아뒀습니다.
혹시라도 썩거나 뭐가 파먹지 않고 10년 넘게 자라면
삼도 아니고 장뇌도 아닌 그저 먹을만한 뿌리가 되겠지요.
 
심던날 비가 온 관계로 다 심지 못하고
몇 뿌리 남았습니다.
하나를 분지르니 냄새는 상긋합니다.
먹자 하니 너무 어린 것을 먹는다는 게 내키지 않았고 
그래서 그 삼씨(?)를 닭들에게 줬습니다.
 
뭔가를 들고 가니 여지없이 몰려들었죠.
묘를 던졌습니다.
어! 한번 쪼더니 먹질 않습니다.
이번엔 잘게 잘라줬습니다.
어! 역시 쪼더니 입을 흔들어 털어버립니다.
한번 입에 댄 녀석은 관심조차 없습니다.
 
사람들은 인삼하면 최고의 보양식품으로 치는데
닭들은 왜 값비싼 인삼을 먹지 않는 것일까요? 
마르면 먹겠지 했습니다.
며칠을 두고 지켜보지만...
안 먹습니다. 
 
닭들이 삼계탕을 알고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