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芍藥]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분류 : 미나리아재비과
분포지역 : 한국·몽골·동시베리아
자생지 : 산지
크기 : 높이 약 60cm


함박꽃이라고도 한다. 산지에서 자란다. 줄기는 여러 개가 한 포기에서 나와 곧게서고 높이 60cm 정도이며 잎과 줄기에 털이 없다. 뿌리는 여러 개가 나오지만 가늘고 양끝이 긴 뾰족한 원기둥 모양으로 굵다.

잎은 어긋나고 밑부분의 것은 작은잎이 3장씩 두 번 나오는 겹잎이다. 작은잎은 바소꼴 또는 타원형이나 때로는 2∼3개로 갈라지며 잎맥 부분과 잎자루는 붉은색을 띤다. 윗부분의 잎은 모양이 간단하고 작은잎이 3장씩 나오는 잎 또는 홑잎이다. 잎 표면은 광택이 있고 뒷면은 연한 녹색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에 1개가 피는데 크고 아름다우며 재배한 것은 지름 10m 정도이다. 꽃색은 붉은색·흰색 등 다양하며 많은 원예 품종이 있다. 꽃받침은 5개로 녹색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끝까지 붙어 있는데 가장 바깥쪽의 것은 잎 모양이다. 꽃잎은 10개 정도이나 기본종은 8∼13개이고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길이 5cm 정도이다.

수술은 매우 많고 노란색이며 암술은 3∼5개로 암술머리가 뒤로 젖혀지고 달걀 모양의 씨방에는 털이 없거나 약간 있다. 열매는 달걀 모양으로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굽으며 내봉선을 따라 갈라지고 종자는 구형이다.

꽃이 아름다워 원예용으로 쓴다. 뿌리는 진통·복통·월경통·무월경·토혈·빈혈·타박상 등의 약재로 쓰인다. 중국에서는 진(晉)과 명(明)시대에 이미 관상용으로 재배되어 그 재배 역사는 모란보다 오래되었다. 송(宋)을 거쳐 청(淸)시대에는 수십 종류의 품종이 기록되어 있다. 한국·몽골·동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한다.

---

[대구경북] (9)동의보감과 사라져가는 작약  
백작약·적작약은 녹용·녹각 처럼 성질·효능 정반대

흔히 '자연산이 인공재배나 양식 보다 좋다'는 말을 한다.
옳은 말이다. 심지어 횟집에 가서 회를 사먹더라도 자연산이 양식 보다 가격이 비싸고 효능이나 맛이 더 좋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 5일장 등에서 자연산 약재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자연산 약재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약제는 거의 멸종 상태여서 구경하기도 힘들다.

왜 이런가? 사라져가는 약제에 관한 부분은 그 이유를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고, 요즘 보기 힘든 약제인 작약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동의보감에 나오는 작약

동의보감 원문에 '초부-102. 작약(芍藥, 解倉·함박꽃 뿌리)-작약은 성질이 평순하면서 약간 차고, 맛은 쓰고 시며, 독이 조금 있다(性平․微寒․味苦․酸․有小毒). 혈비를 없애고, 혈맥을 통하게 하며, 속을 완화시키고, 궂은 피를 헤치며, 옹종을 삭아지게 하고, 복통을 멎게 하며, 어혈을 다스리고, 능히 고름을 없앤다. 또 능히 여자의 모든 병과 산전, 산후의 여러가지 병을 다스리고, 월경을 통하게 한다. 장풍으로 피를 쏟는 것, 치루, 등창, 헌데와 옴 및 눈이 붉어지고 군살이 나는 것을 치료하고, 눈을 밝아지게 한다(除血痺, 通順血脉, 緩中, 散惡血, 消癰腫, 止腹痛, 消瘀血, 能蝕膿. 主女人一切病, 幷産前․後諸疾, 通月水, 療腸風瀉血•痔瘻•發背•瘡․疥, 及目赤․努肉, 能明目).'

'산과 들에서 자란다. 음력 2월과 8월에 뿌리를 채취해 볕에 말린다. 산과 계곡에서 저절로 자란 것(상품)이 효과가 좋다. 집 근처의 거름 준 흙에서 키운 것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 또 “꽃이 붉고 홑잎인 것(상품)을 써야 하는데, 산에서 나는 것이 효과가 좋다”고 한다(生山․野, 二月․八月採根暴乾, 宜用․山․谷自生者, 不用․人家糞壤者. 又云須用花紅, 而單葉․山中者․佳).'

'일명 '해창'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두가지 종류가 있다. 적작약은 소변을 나가게 하고 몰린 기운을 내리게 하며, 백작약은 아픈 것을 멎게 하고 어혈을 헤친다. 또 “백작약은 도와주고, 적작약은 나가게 한다”고도 한다(一名解倉. 有兩種, ❶赤者․利小便․下氣, ❷白者․止痛․散血. 又云, ❷白者․補, ❶赤者․瀉).(본초)'

'수·족태음경으로 들어간다. 간의 몰린 기운을 내리게 하고, 비와 위를 도와준다. 술(곡부−66)에 담갔다가 쓰면 경맥으로 간다. 혹은 술에 축여 볶아서도 쓰고, 잿불에 묻어 구워서도 쓴다(入手․足太陰經. 又瀉肝․補脾․胃, 酒浸․行經, 或酒炒․或煨用).(입문)'

'작약을 술(곡부−66)에 담갔다가 볶아서 백출(13)과 같이 쓰면 비를 도와주게 되고, 천궁(45)과 같이 쓰면 간에 몰린 기운을 내리게 되며 인삼(06), 백출과 같이 쓰면 기력을 도와주게 된다.'

'배가 아프면서 설사하는 것을 멎게 하는데는 반드시 볶아서 쓰고, 뒤가 무직한데는 볶아서 쓰지 말아야 한다. 또 “수렴하게 하고 내려가게 하는 약이기 때문에 능히 혈해에 도달해 아주 밑에까지 들어가서 족궐음경까지 간다”고도 한다(芍藥, ❶酒浸․炒, 與白朮․同用則能補․脾, ❷與川芎․同用則瀉肝, ❸與參․朮․同用則補氣, ❹治腹痛․下痢者․必炒, ❺後重則不炒. 又云, 收․降之體, 故能至血海, 入於九地之下, 得之足厥陰經也).(단심)”고 기록돼 있다'

(주 1: 위 본문은 역자의 '물고기 동의보감'에서 인용했다. 초부-102, 13, 45, 06은 약으로 쓰이는 풀 267종 중에서 102, 13, 45, 6번째 기록이라는 뜻이다. 곡부−66.술도 약으로 쓰이는 곡식 106종 중에서 66번째 기록이라는 뜻이다. 역자는 이같은 방법으로 1천403종의 탕액을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양승엽코드'라고 이름지었다.)

(주 2: 역자는 약재의 품질이 좋은 것이거나 진품인 것을 상품이란 용어로, 품질이 낮거나 가짜를 하품이란 용어로 '양승엽코드'를 만들면서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약재의 품질이 좋은 것이거나 진품약재를 찾고 싶으면 '상품’이란 검색어를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면 모든 탕액자료를 일반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백작약과 적작약은 녹용과 녹각처럼 성질·효능 정반대

동의보감 원문 내용을 생산적 관점에서 요약하면 작약은 채취해 볕에 건조시켜야 약효가 더 좋아진다. 태양초가 몸에 좋은 것처럼 벌크(인공건조기)에 말린 작약, 즉 벌크작약은 효과가 못하다. 또 자연산, '산에서 저절로 자란 것(상품)’이 약효가 우수하다.

원문에는 또 '집 근처의 거름 준 흙에서 키운 것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고 해 요즘 생산되는 작약과는 약효에서 차이가 크다. 또 작약은 '꽃이 붉고 홑잎인 것(상품)이 약효가 우수하기 때문에 좋은 종자를 선별해 약제로 써야 한다'고 돼 있다.

동의보감 원문 내용을 효능적 관점에서 요약하면 적작약은 몸의 몰린 기운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각종 염증성질환이나 피부가 가렵고 허는 병, 즉 헌데치료와 기운이 몰린데 쓴다.

백작약은 몸의 부족한 것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보약이라고 하는 처방에 쓰인다. 일반적으로 작약이라 하면 그 개념이 모호하다. 따라서 반드시 한의사를 통해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원전에 따라 적작약과 백작약이 바르게 처방돼야 할 것이다.

또 작약은 일반적으로는 술로 볶아서 쓰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배변 후 뒤가 무직한 환자에게는 볶아서 쓰지 말아야 하는 주의사항도 있다.

한의학을 과학화한다는 XX제약 식품사업부에는 'XX녹용대보’란 제품으로 약이 아닌 식품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며 함부로 백작약을 넣어 쓰고 있다. 이로 인한 부작용에 관한 문제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주 : 헌데는 서양의학 병명으로 건선이나 아토피 같은 난치성피부질환을 말한다)

◇약제 복원 시급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수 가정에서는 연료를 산에서 조달했다. 그 결과 산의 나무가 줄어들어 풀이 번성해졌다. 그래서 풀로 된 약을 당시에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당연히 '동의보감 작약’을 자연에서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점차 가정의 연료가 나무에서 석유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로 바뀌면서 점차 산에 나무가 무성해지기 시작했다. 적절히 간벌하지 않아 30년이 지난 지금 산에 나무가 너무나 지나치게 무성해졌다.

그 결과 풀로 된 약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나무와의 생존경쟁에서 밀려 점차 사라져 가면서 지금은 '동의보감 작약’을 거의 볼 수 없는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요즘은 '동의보감 작약’ 뿐만 아니라 약으로 쓰이는 풀 267종 중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져 자연산 약재를 구경조차 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래서야 한의학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국가에서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의보감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까지가 '동의보감 사물탕’이다. 역자는 25년 전 개원 초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역자의 한의원에 와서 손자들 약을 부탁하면서 '꼭 사물탕을 처방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그 후 동의보감을 공부하면서 '동의보감 사물탕’을 복원해보니 역시 그 효능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그러나 요즘은 역자도 '동의보감 사물탕’을 만드는데는 공력이 많이 들어 '동의보감 사물탕’을 많이 만들어 널리 처방하기 힘든 실정이다.

'동의보감 사물탕’에 '동의보감 황기, 계피, 감초’가 더해지면 공진단 보다 효력이 뛰어난 '동의보감 쌍화탕’이 된다. 여기에 '동의보감 인삼, 백출, 백복령’이 더해지면 천하의 명처방인 '동의보감 십전대보탕’이 된다.

'동의보감 사물탕’이 어떤 처방인가?
'길거리 사물탕’이나 '홈쇼핑 사물탕’, '신문광고 사물탕’ 등과는 격이 다른 정교하고 공력이 많이 들어가는 한의사의 전문 처방이다. 이런 처방이 무늬만 사물탕인 것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쓰인다면 국민건강이 심히 우려된다.

또 동의보감은 한의사의 경전이기도 하지만 우리 국민의 소중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의보감에 기록된 4천여가지 처방과 1천403종의 탕액은 정확하게 재연돼야 하고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부 삐뚤어진 사고를 가진 사람들에게 '동의보감과 투명인간’처럼 공격받게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공진단 보다 효력이 뛰어난 '동의보감 쌍화탕’에 들어가는 약제인 '황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프로필>

1987년 대구한의대 한의학과 1회 졸업
1987년-현재 대구 인제한의원 원장
2011년 '물고기 동의보감’ 출간
대표전화 053)555-5508
www.injec.co.kr

http://news.cnbnews.com/category/read.html?bcode=163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