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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영혜씨
 "그래 그래 나는 잘 왔어" - 방 문을 열어 잘 도착해서 계시는지 확인하고자 했는데 방 문을 바라보며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영혜씨 - 진분홍색 점퍼를 입고 고운 모습으로 앉아 있는 영혜씨의 모습은 마치 관음보살과 같았습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고 마음이 무너져내렸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집에 잘 도착하셨나 궁금해서 와 봤지요..' " 나는 잘 왔응게 걱정하지 말거라 " ' 알았어요.. 잘 했네~ 잘 했어요~ 고마워요.. ' "그래그래 나는 잘 왔어.. 갈래? 놀다 갈래?" 라는 영혜씨의 말에 또 한번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아니, 난 가야 해요.. 가서 하던 일 마저 해야지요' "그래그래 어서 가거라" 영혜씨는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언어를 잃고 방향감각을 잃고 기억을 잃고 살아갑니다. = 밥 먹었어? 밥 먹어. 밥 해야지. 밥 무라 = 이 단어로 모든 소통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영혜씨가 나는 잘 왔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놀다 갈래 하고 물어보는 말을 하는 겁니다. 그 순간에 느껴진 인지가 잠깐이라도 정상이였을까 싶어 놀라웠습니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않는 영혜씨가 방문을 바라보며 가부좌로 앉아 있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혼자 계시는 모습을 보고 돌아서 나오는 발걸음이 정말 미치도록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돌아서 나오는 내내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어떡해..어떡해.. 어떡해.. 매일매일 안아서 등을 쓰다듬고,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 가시나 밥 먹어" 밥 밥 밥 먹어" 라고 인사합니다. '가시나 밥 먹었어요' 이렇게 인사를 나눕니다.  부디 들어가 꽃 한 한송이 만났노라 떠들지 말 일이다 어여쁜 사람 다시 보았노라 소문내지 말 일이다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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